수사 초동 단계 검경 공조·피해자 참여 확대 제안
핵심 요약
검사 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초동 단계 검경 협력 의무화가 제안됐다. 피해자에게 핵심 진술과 증거 목록, 수사 종결 시점을 알려 반박과 의견 제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전건송치 대상을 일부 범죄에 한정하지 말고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경찰 수사의 완결성과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수사 초기부터 사법경찰관과 검사의 협력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경찰청은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호암관에서 한국피해자학회, 성균관대 법학연구원과 함께 ‘피해자 중심적 사법개혁의 방향’을 주제로 특별학술대회를 열었다.
강제추행 피해자 ㄱ씨는 가해자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증거로 냈지만 이름과 대화 날짜 표시에 관한 정확한 안내를 받지 못해 같은 작업을 여러 차례 해야 했다고 밝혔다. 녹음파일 원본과 병원 진료기록 등 기본 자료도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나온 뒤 제출했다. ㄱ씨는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객관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기소로 이어지지 못했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에 규정된 검경 협력 의무를 수사준칙에 구체화해 경찰이 초기에 필요한 증거와 확보 방법,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할 자료, 핵심 쟁점의 법률 판단을 검사에게 자문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국 정부의 지난해 전수조사에서는 조기 자문 사건의 기소율이 79%로, 자문이 없었던 사건의 59%보다 높았다. 조기 자문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113일이었으며 재수사나 보완수사로 넘어간 사건은 이보다 평균 51일 더 걸렸다. 성범죄와 경제범죄는 조기 자문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피해자가 수사 종결 전에 피의자의 핵심 진술과 증거 목록을 확인해 반박하고, 종결 시점을 미리 안내받아 진술권과 의견제출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수사기록 열람·등사가 불송치 뒤에 가능한 점을 개선하고 고소인의 재정신청 단계에서도 같은 권리를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5대 범죄에 한정된 국선변호인 지원으로는 피해자가 불송치 결정에 혼자 이의신청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는 민주당의 ‘7대 범죄 전건송치’ 구상에서 특정강력범죄·인신매매범죄·교제폭력범죄가 빠져 있다며 모든 범죄로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