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가 남긴 변화와 연대의 서사
핵심 요약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중적인 문체와 반전으로 폭넓은 독자에게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전했다. 신작 ‘투명한 나선’은 사건의 범인보다 타인을 지키려는 마음과 유카와 마나부의 변화를 좇는다. 오는 8월 일본에서는 그의 106번째 소설이자 갈릴레오 시리즈인 ‘영원의 기억’이 출간될 예정이다.
추리소설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부고가 지난주 전해졌다. 지난 7월에도 국내에 신작 두 권이 출간될 만큼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여겨졌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쉬운 문장과 빠른 전개, 예상 밖의 반전을 두루 갖춘 그의 작품은 평소 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독자에게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알렸다.
대표작을 고르는 기준은 작품 속 정서만큼 다양하다. 인간 심리와 반전이 돋보이는 ‘악의’, 사랑하는 이를 위해 스스로 어둠을 선택한 인물을 그린 ‘백야행’, 희망을 품은 판타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폭넓게 사랑받았다. 갈릴레오 시리즈인 ‘용의자 X의 헌신’은 물리학과 교수 유카와 마나부가 살인 사건의 수학적 장치를 풀어가는 과정과 그 아래 놓인 헌신의 의미를 함께 보여줬다.
국내 신작 ‘투명한 나선’도 유카와가 등장하는 갈릴레오 시리즈다. 바다에서 총상을 입은 시신이 발견되고, 사망자는 도쿄에서 실종 신고된 인물로 드러난다. 신고한 동거 여성은 알리바이가 있는데도 자취를 감춘다. 작품은 범인의 정체보다 사건 뒤에 숨은 마음에 무게를 두며, ‘가공범’과 마찬가지로 타인을 지키려는 정서를 중심에 놓는다. 부모를 돌보며 부드러워지는 유카와의 모습도 더해졌다.
작품에 등장하는 물리학적 비유는 하나의 극만 지닌 입자인 모노폴이다. 실재가 확인되지 않은 이 입자처럼 자신도 홀로 존재할 수 있다고 여겼던 유카와는 삶의 한 지점에서 혼자 살아갈 수 없었음을 깨닫는다. 히가시노는 2023년 문학상 시상식에서 인간이 변화하는 일이 극적이라고 말했고, 작품마다 타인과 부딪치며 달라지는 인물을 그렸다. 오는 8월 일본에서 출간될 106번째 소설 ‘영원의 기억’ 역시 갈릴레오 시리즈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