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무역로 충돌에 식량·원유 공급 불안
핵심 요약
흑해 항만과 상선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곡물·에너지 수송을 압박하고 있다. 오데사에서는 6월 20일 이후 선박 57척이 피해를 봤고, 노보로시스크 공격은 세계 원유의 약 2%를 운송하는 시설에 위험을 키웠다. 해운사와 곡물업체의 운항·운영 중단이 이어지면서 국제 밀 가격과 취약 지역의 식량비 부담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의 항만과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곡물과 에너지 수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물류가 경색된 가운데 흑해에서도 병목이 심화해 국제 밀과 원유 시장의 가격 불안을 자극하는 양상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의 주요 항구 3곳을 집중 공격하며 무역로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이후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선박 57척이 파손되고 최소 21명이 숨졌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한 전체 선박 공격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지난주에도 국제 상선 2척이 피격됐으며, 이 가운데 한 척은 밀을 운반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으로, 흑해를 거쳐 나가는 양국의 밀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빈곤국의 주요 식량 공급원이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흑해 식량 수송로가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항로처럼 공격 대상이 됐다고 지적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구했다. 아프리카·아시아·중동·중남미 수백만 명이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우크라이나군도 지난 11일 밤 러시아 노보로시스크의 항만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 이 일대 유조선과 시설에 대한 공격은 세계 원유의 약 2%를 운송하는 카스피해송유관컨소시엄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셰브런과 엑손모빌도 이 컨소시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흑해 유조선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
운항 중단도 현실화하고 있다.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는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초르노모르스크항 운항을 멈추고 일부 선박을 루마니아 항구로 돌렸다. 곡물 수출업체 커널도 러시아의 공격이 거세지자 같은 항구의 운영을 중단했다. 국제 밀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선박 공격이 누적되면 흑해 통항 자체를 기피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