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공습 확산에 곡물 수송망·밀값 동시 긴장
핵심 요약
흑해 공습으로 러시아 노보로시스크의 곡물 터미널 3곳이 운영을 중단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항만·선박 공격이 이어지며 국제 밀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양국은 대체 수출 경로를 검토하고 미국은 제3국 선박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공습이 거세지면서 곡물 수송망과 국제 밀 시장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밤 러시아 흑해 항구 노보로시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최대 곡물 터미널 3곳이 피해를 입어 운영을 멈췄다. 이 공격으로 8세 아동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으며, 송수관 파손으로 상수도 공급이 끊기자 현지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 점령지인 크름반도와 가까운 지역이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크름반도에 정박한 함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상당수를 이 일대로 옮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러시아 기지를 겨냥한 작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의 주요 항구 3곳을 타격했다. 최근 두 달간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은 선박이 57척에 이르고,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흑해의 항만과 선박을 겨냥한 공격은 양국의 곡물 수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많은 빈곤국의 식량 공급과 연결돼 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최대 4% 올라 3주 만의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부셸당 가격이 2023년 말 이후 처음으로 7달러를 넘어섰다.
2023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를 반복 공격해 곡물 수출이 어려워졌던 상황과의 유사성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촉구했고, 러시아 농림부는 발트해·카스피해 연안 항구와 극동 지역, 육로를 활용한 농산물 수출 대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이외 국가의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흑해의 주요 에너지 기업 피해까지 막으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