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위협에 맞선 조카 사건, 대법서 다시 심리
핵심 요약
삼촌의 폭행과 가위 위협에 부엌칼로 맞선 조카의 특수협박 사건이 다시 심리된다. 대법원은 공격의 경위와 책임, 피해 정도, 신고 이후 행동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흉기를 든 행위만 떼어 정당행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어린 시절 성추행 피해를 가족에게 알린 뒤 집으로 찾아온 삼촌에게 폭행과 흉기 위협을 당하자 부엌칼을 들어 맞선 30대 여성의 특수협박 사건이 다시 심리된다. 대법원 1부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계속된 부당한 공격에 대응한 행위인지 전체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판단이다.
A씨는 2023년 1월 부엌칼을 든 채 70대 삼촌 B씨에게 죽고 싶으면 와 보라는 취지로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성추행 사실이 폭로되자 A씨의 집을 찾아가 귀가한 A씨의 얼굴을 때렸다. 이모가 말렸지만 서랍을 던지고 폭행을 이어갔으며, 가위를 들고 함께 죽겠다는 취지로 위협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쳐 약 3주간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부엌칼을 들고 맞서면서 직접 112에 신고했다. B씨가 가위를 내려놓은 뒤에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칼을 들고 있었지만 추가 위협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특수협박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B씨가 행사한 물리력으로 A씨의 행동 자유가 억압될 정도는 아니었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건 경위를 참작해 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대법원은 정당행위 여부를 가릴 때 목적과 동기, 수단과 방법, 보호되는 이익의 균형, 긴급성과 다른 대응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갑작스러운 폭행이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고 생명에 대한 위협까지 발생해 추가 가해가 없으리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짚었다. 다툼을 일으킨 책임과 피해 정도, 신고 뒤 추가 행동이 없었던 사정까지 고려하면 A씨의 대응은 자신을 보호하고 공격을 막기 위한 수동적 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봤다. 칼을 든 행위만 분리해 정당행위 성립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