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뒤에도 남은 고유가와 중동 불신
핵심 요약
이란 전쟁이 다시 휴전에 들어갔지만 반복된 공습과 깊어진 불신으로 종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비와 보험료 부담이 커지며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이 중동 내 여론을 잃은 가운데 모호한 휴전 합의와 우방 관계의 긴장이 협상 부담으로 남았다.
이란 전쟁이 다시 휴전 국면에 들어갔지만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2월 28일 이후 유가가 오르면 공격이 멈추고 가격이 내려가면 공습이 재개되는 흐름이 반복됐다.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각국이 충격을 억제해 온 사이 전쟁이 소모적인 장기전으로 굳어지면서 오일 쇼크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중 한국·중국·일본으로 향하는 물량은 60%를 넘는다. 공급이 흔들리면 아시아는 물론 한국산 정유제품에 의존하는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해협 통행료와 새로운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율이 운송비에 더해지면 전쟁이 끝나더라도 유가가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어렵고, 배럴당 100달러가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휴전 양해각서도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란은 이를 미국이 시간을 벌기 위해 꺼낸 카드로 판단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다룬 양해각서 5조는 해석의 여지가 클 만큼 모호한 상태다. 합의의 핵심 조항을 둘러싼 의심과 양국 사이에 쌓인 불신이 빠른 종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남았다.
전쟁 과정에서 이란과 미국 모두 중동 내 여론을 잃은 점도 향후 협상의 부담이다. 이란은 주변국과의 관계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고, 미국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오랜 우방과 미묘한 긴장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선택에는 미국 내 고액 후원 세력의 영향도 변수로 거론된다. 휴전의 지속성과 종전을 보장할 확약이 마련되지 않는 한 고유가와 역내 불안은 함께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