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배송기사 위한 냉장고 속 충무김밥
핵심 요약
휴가철 장시간 배송에 나선 남편을 위해 냉장고 재료로 충무김밥 한 상을 준비했다. 오징어·어묵무침과 섞박지, 오이미역냉국을 만드는 데 50분이 걸렸다. 부부는 늦은 생일 식사를 함께했고 남은 음식은 며칠간 밑반찬으로 활용하게 됐다.
여름 휴가철 편의점 배송 업무로 장시간 운전대를 잡은 남편을 위해 아내가 냉장고에 남아 있던 재료로 충무김밥 한 상을 차렸다. 화물차 운송업에 종사하는 남편은 지난 7월 20일부터 쉬지 못한 채 일했고, 바쁜 날에는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배송을 이어갔다. 아내는 8월 초 생일에도 일한 남편과 뒤늦게나마 한 끼를 함께하려고 8일 오전의 짧은 휴식에 맞춰 음식을 준비했다.
준비는 전날 오후 시작됐다. 냉동실의 오징어 두 마리와 어묵 네 장, 냉장실의 무와 오이를 꺼내 오징어·어묵무침과 섞박지, 오이미역냉국을 만들었다. 데친 오징어와 어묵에는 간장과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매실액, 올리고당, 참기름, 맛술을 넣었다. 20분간 절인 무에는 새우젓과 까나리액젓, 매실액과 양념을 버무렸다. 냉국까지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50분이었다.
애초 아내는 생일 도시락을 싸서 화물차에 동행할 생각이었지만, 업무에 방해될 수 있다는 남편의 만류로 계획을 접었다. 대신 생일 새벽에는 더위 속에서 일할 남편을 걱정해 미역국 대신 삼계탕을 끓였다. 이후 회사 호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단 하루의 오전 휴식 소식을 듣고 다시 밥상을 구상했다. 무더위로 장을 보러 가기 어려워 냉장고 속 식재료를 소진하던 일상이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는 계기가 됐다.
당일에는 평소 먹던 잡곡밥 대신 백미를 지어 맛소금과 참기름으로 간하고, 네 등분한 파래김에 싸서 충무김밥을 완성했다. 적당히 익은 섞박지와 오징어·어묵무침, 얼음을 띄워 차갑게 보관한 오이미역냉국도 함께 냈다. 부부는 예상보다 잘 어울리는 맛에 김밥을 두 차례 더 만들어 먹었다. 남은 섞박지와 무침은 이후 며칠 동안 밑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어 한 번의 조리로 뒤늦은 생일 식사와 다음 끼니까지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