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기업 달러 보유 확대…열흘 새 30억달러 증가
핵심 요약
4대 은행의 달러예금이 열흘 동안 30억4960만달러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 가운데 28억9443만달러가 법인 예금에서 나왔다. 기업과 개인의 달러 보유 확대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주요 은행의 달러예금이 빠르게 불어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개인·법인 합산 달러예금 잔액은 이달 10일 645억7359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 615억2399만달러와 비교하면 열흘 동안 30억4960만달러 증가한 규모다. 수출대금 유입과 기업의 달러 보유 수요가 잔액 확대를 이끌었다.
증가액의 대부분은 법인 자금이었다. 4대 은행의 법인 달러예금은 7월 말 495억9200만달러에서 이달 10일 524억8643만달러로 28억9443만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 달러예금은 1억5517만달러 증가해 120억8716만달러를 기록했다.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잔액이 늘었으며, 거래 단위가 큰 반도체 등 주요 수출기업의 자금이 전체 규모에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됐다.
환율은 지난 6월 초 야간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상승한 뒤 하락 흐름을 보였다. 7월 말 1430원대로 내려왔고 이달 7일 야간거래에서는 장중 1407.3원까지 떨어졌다. 11일 주간거래 종가는 1415.9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출기업은 유입된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보유했고, 수입기업은 결제에 필요한 달러를 미리 확보했다. 개인의 달러 매수 움직임도 최근 두드러졌다.
달러예금 증가는 다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수출기업이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으면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 물량이 줄어든다. 동시에 수입기업과 개인이 달러 매수를 지속하면 시장 수요는 늘어난다. 1400원대 환율 자체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1500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흐름과 비교하면 결제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으며, 달러 보유가 이어질수록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맞물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