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 현대차·기아 수출·내수 동시 압박
핵심 요약
달러·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한 달여 만에 빠르게 상승했다. 현대차·기아는 수출 수익 감소와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하반기 주력 신차 출시를 앞두고 환율 흐름이 실적과 내수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달러와 위안화에 견준 원화 가치가 한 달여 만에 빠르게 오르면서 현대차·기아의 하반기 수익성에 부담이 커졌다. 11일 오전 9시 40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15.4원으로 전날보다 4.1원 내렸다. 지난달 1일 1552.5원에서 약 9% 하락한 수준이다. 위안화 대비 환율도 228.51원에서 209.73원으로 8.2% 떨어졌다.
원화 강세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차량의 외화 수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 실적을 낮추는 요인이다. 미국은 현대차·기아 세계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현지 공장도 운영 중이지만,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 차량 상당수는 국내에서 수출된다. 현대차는 달러 대비 환율이 5% 움직이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1698억원 변동한다고 사업보고서에 명시했다.
올해 2분기 현대차 판매량은 99만1885대로 전년 동기보다 6.9% 줄었지만, 평균 환율이 7% 오른 1502원을 기록한 영향으로 매출은 1.9% 증가한 49조2153억원에 달했다.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 하반기 출시할 신형 아반떼와 투싼,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의 미국 판매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환율이 130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환율 하락에는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 따른 달러 수요 감소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과 일본의 엔화 가치 회복 공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내수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상반기 중국산 전기차 신규 등록은 6만9513대로 178.7% 급증했고 비중도 26.8%에서 35%로 확대됐다. 테슬라·BYD·지커에 이어 체리 등도 진입을 준비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입지는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