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8세 선동죄 유죄…18개월 보호관찰
핵심 요약
홍콩 법원이 화장실 벽에 전·현직 행정장관 비방 문구를 쓴 18세에게 선동죄 유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18개월 보호관찰 처분을 받아 기본법 23조 선동죄 사건 중 첫 비구금 사례가 됐다. 법원은 제한된 전파력과 자폐증에 따른 상담 필요성을 예외적 사정으로 고려했다.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12일 전·현직 행정장관을 겨냥한 과격한 문구를 화장실 벽에 쓴 량자러(18)에게 선동죄 유죄를 인정하고 18개월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2024년 3월 시행된 홍콩 기본법 23조의 선동죄로 기소된 사건 가운데 피고인에게 구금형이 내려지지 않은 첫 사례다.
량은 지난해 7월 17일부터 18일까지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던 건물의 남자 화장실 벽에 캐리 람 전 행정장관과 존 리 현 행정장관의 퇴진 또는 폭사를 요구하는 문구를 적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벽에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에서 사용된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구호도 함께 쓰여 있었다.
건물 관리원이 낙서를 발견해 신고하자 경찰은 같은 달 21일 해당 화장실에서 잠복하다 량을 체포했다. 량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문구를 작성했다고 시인했으며, 재판에서도 재물손괴 등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심리를 거쳐 나머지 쟁점을 살핀 뒤 해당 문구와 작성 행위가 선동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동 행위가 사회 안정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공익 보호를 위한 처벌에는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화장실 벽에 쓴 문구는 인터넷을 이용한 선동보다 전파 범위가 제한적이고, 량이 자폐증으로 정신·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사정도 고려했다. 법원은 이런 요소를 종합해 사건을 예외적인 경우로 보고 수감 대신 보호관찰 처분을 선택했다. 캐리 람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행정장관을 지냈고 존 리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