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길고양이 논쟁, 공존의 해법을 묻다
핵심 요약
홍도에서 길고양이가 철새를 사냥하는 영상이 공개된 뒤 상반된 국민동의청원 두 건이 국회 심사를 앞두게 됐다. 중성화 뒤 방사는 높은 시행률에서 개체 수 감소 효과가 확인됐지만 과학적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섬에서 관찰된 사례와 도시 관리 정책을 구분하고 새와 고양이의 희생을 함께 줄이는 해법이 요구된다.
철새 기착지인 홍도에서 바다를 건너 탈진한 새들이 길고양이에게 사냥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길고양이 관리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커졌다. 사유지를 제외한 아파트 단지·공원·하천 녹지 등의 급식을 금지하고 길고양이를 포획한 뒤 보호소와 입양 절차에 편입하자는 국민동의청원에 맞서, 과거처럼 입양되지 못한 고양이의 안락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반대 청원도 제기됐다. 두 청원은 각각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논쟁의 핵심인 ‘중성화 뒤 방사’는 정책 영역에서 개체 수 관리의 현실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효과를 둘러싼 과학적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리숀레지온에서 2007년부터 12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는 도시 전역의 중성화 비율이 70%를 넘은 뒤 길고양이 개체 수가 연간 7% 감소했다. 반면 포획 후 제거 방식은 비어 있는 영역으로 주변 고양이가 들어오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확인돼, 단순한 제거만으로 개체 수를 안정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새를 지키려는 탐조 공동체와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캣대디 공동체는 모두 동물을 보호하고 자연을 지키려는 목적을 공유한다. 그러나 자신이 관계를 맺은 동물에 더 무게를 두는 편파성을 인식하지 못하면 정책 논쟁이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번질 수 있다. 중성화 뒤 방사는 길고양이의 희생을 줄였지만 고양이에게 사냥당하는 새의 피해를 남긴 비대칭적 타협이며, 급식 금지와 포획 중심의 대안은 그 비대칭의 방향만 바꿀 가능성이 있다.
홍도는 도시와 달리 외부와 분리된 섬 생태계로, 과학 연구에서도 섬과 내륙은 구분해 다뤄진다. 홍도에서 관찰된 사냥 장면만으로 도시의 길고양이 관리 체계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데에는 논리적 간극이 있다. 고양이가 한 해 몇 마리의 새를 죽이는지만 계산하는 접근과 함께, 고양이의 서식지와 활동 범위, 먹이를 주는 사람, 사냥 행동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국회 심사에서도 새와 고양이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는 방식보다 두 동물의 공존을 늘리고 희생을 줄일 관리 기준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