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한 평론가까지 공격…'호프' 감상 비난 논란
핵심 요약
'호프'가 1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누적 관객 361만명을 돌파했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호평 후 거센 비난을 받아 해명글을 올리는 등 평가를 내린 사람을 공격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에서 서로 다른 감상이 공존하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사람을 공격하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흥행과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생 영화'라는 극찬과 '최악의 영화'라는 혹평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작품을 좋게 평가한 관객과 평론가를 향한 비난까지 이어지면서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화의 완성도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일은 흔하지만, 평가를 내린 사람 자체를 공격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호프'는 지난달 29일 기준 1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누적 관객 수 361만명을 돌파했다. 경쟁작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높은 예매율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관객을 끌어모으며 올여름 극장가의 화제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흥행 열기와 달리 호불호는 분명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호프'에 호평을 남겼다가 온라인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자신의 블로그에 평가의 취지를 설명하는 해명글까지 올렸다.
나홍진 감독의 작품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격자'는 잔혹한 연쇄살인 묘사로, '황해'는 거친 폭력성과 강렬한 연출로, '곡성'은 열린 결말과 난해한 서사로 개봉 당시마다 극명한 호불호를 낳았다. 파격적인 연출과 장르적 실험은 나 감독 작품의 특징으로 꼽혀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호프'가 국내 상업영화에서 본격적인 크리처 SF 장르를 시도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비무장지대(DMZ)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외부 침입자에 맞서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이야기 구조가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영화를 둘러싼 논쟁이 작품 자체를 넘어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평론가는 모바일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즉시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반대 의견을 낸 사람을 인신공격하거나 특정 관계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담사는 바쁜 현대 사회에서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 본 영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그 영화를 추천하거나 높게 평가한 사람들에게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일수록 서로 다른 감상이 공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감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문화는 건강한 콘텐츠 소비와 생산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