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밀 풍작 기대감, 세계 공급 공백 메우나
핵심 요약
흑해 수출 차질과 북반구 폭염 속에 호주의 밀 생산 전망이 최대 3000만~3300만t으로 개선됐다. 충분한 상반기 강수와 경유·비료 가격 안정이 호주 농가의 작황과 비용 여건을 뒷받침했다. 호주산 밀의 수출 역할이 커질 수 있지만 하반기 강한 엘니뇨가 최종 생산량의 변수로 남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항만 공격으로 흑해 곡물 수출이 차질을 빚고 북반구 주요 산지까지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호주의 밀 생산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퀸즐랜드·빅토리아주에 올해 상반기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엘니뇨에 따른 고온과 가뭄 우려가 일단 완화됐다. 미국·캐나다·유럽의 작황 부진으로 생길 공급 공백을 호주산 밀이 일부 메울 가능성도 커졌다.
라보뱅크는 지난 5월 호주의 올해 밀 생산량이 전년보다 40% 넘게 감소한 2130만t에 그칠 수 있다고 봤지만, 최근 최대 3000만t으로 전망치를 높였다. 이는 지난해의 3580만t보다는 적지만 최근 10년 평균을 웃도는 규모다. 벤디고은행 농업사업부도 약 3000만t을 예상했으며, 앞으로 기상 여건이 양호하면 최대 3300만t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수확분 재고가 많이 남은 데다 새 작황 기대까지 겹쳐 미국 밀 선물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았고, 이번 주 가격은 한 달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다.
농가의 비용 부담도 당초 우려보다 줄었다. 이란 전쟁으로 기름과 비료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호주 경유 가격은 지난 4월 고점보다 약 25% 떨어졌고 국제 비료 가격도 안정됐다. 빅토리아주 북동부 농민 줄리아 하우슬러는 연초 폭염과 가뭄, 농자재 부족을 걱정했지만 충분한 상반기 강수와 예상보다 낮은 비용 부담으로 작황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의 밀 농사는 폭염 영향을 받고 있으며 프랑스는 생산 감소, 캐나다는 전년 대비 재배 면적 축소가 예상된다.
호주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에 밀을 대량 공급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다른 산지의 수출 물량이 줄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호주산 밀 구매가 늘고 중국도 수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흑해산 밀의 새로운 운송로가 마련될 여지는 있지만 파손된 항구의 복구가 지연되면 수입국들의 대체 공급처 확보 움직임은 빨라질 수 있다. 최종 생산량을 좌우할 변수는 하반기에 예상되는 강한 엘니뇨다. 생육의 중요 시기에 무더위와 가뭄이 닥칠 수 있어 통상 10월 시작되는 수확 전까지 날씨를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