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뒤 경계심 높인 정기선…장기 성장·안전 주문
핵심 요약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1개 계열사 사장단에 단기 실적을 넘어 10~20년 뒤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HD현대는 올해 2분기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최대인 매출 22조4094억원과 영업이익 4조1246억원을 기록했다. 과거 조선·해양플랜트 불황의 손실을 되짚은 정 회장은 장기 성장과 함께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3일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게 당장의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경영환경을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조선업 발주 둔화와 중국 업체의 추격 등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자는 취지다. 회의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렸으며 조영철·조석·이상균 부회장과 조선·해양·에너지·건설기계 분야를 포함한 11개 계열사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HD현대는 올해 2분기 매출 22조4094억원과 영업이익 4조12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2%, 262.2% 증가한 수치로,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정 회장은 이런 성과 속에서도 눈앞의 실적에 집착해 시장 변화를 놓쳤던 과거를 언급하며,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위기는 2010년대 중반 조선·해양플랜트 불황과 맞닿아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호황기에 해양플랜트 수주를 크게 확대했지만 이후 유가 급락과 세계 경기 침체로 시장이 위축됐다. 수주 사업에서도 설계 변경과 공정 지연, 원가 상승이 겹쳐 손실이 불어났다. 영업손실은 2014년 3조2495억원, 2015년 1조5401억원에 달했고, 회사는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외부 평가와 달리 주력 사업의 현실과 미래에는 위기 요인이 크다며 혁신을 요구하고, 2030년 그룹 매출 100조원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라는 주문도 내놨다.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들어 근로자 3명이 중대재해로 숨진 가운데, 정 회장은 회사가 구상하는 미래는 안전이 확보돼야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