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협상 문턱 높인 이란…미국 종전 구상 흔들
핵심 요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군 철수와 제재 종료, 동결자산 해제, 전쟁 배상을 요구했다. 기존 종전 양해각서보다 강경해진 조건으로 해협 정상화 협상은 다시 난항을 맞게 됐다. 해협 개방을 전쟁 종식의 명분으로 삼으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 구상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중동 주둔 병력 철수와 해상 봉쇄 해제, 전쟁 피해 배상, 대이란 제재 종료를 요구했다. 해외에서 동결된 이란 자산의 조건 없는 해제도 포함됐다. 핵 합의가 막힌 상황에서 해협 정상화를 전쟁 종식의 성과로 삼으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이란의 요구 강화로 차질을 빚게 됐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8일 미국이 이란 주변의 해군·공군 전력을 철수하고 레바논, 팔레스타인, 예멘, 이라크의 이란 동맹세력에 대한 군사행동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을 향한 위협과 모욕의 중단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이 이를 수용할 때까지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 요구는 제재 종료 시점을 최종 핵 합의 일정과 연계했던 기존 종전 양해각서보다 강경하다. 이란은 이제 해협 개방에 앞서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고 양해각서 위반과 전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만과 이란이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항로 좌표를 조율하고 공동성명을 준비하면서 합의 기대가 높아졌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만 있을 뿐 미국과 협상 중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주간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면 이를 승리로 선언하고, 핵 합의 없이도 전쟁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파괴해 당분간 핵 프로그램 재건이 어렵다는 판단과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높은 에너지 가격 부담도 출구 모색의 배경이다. 그러나 미국은 상선 통행료 부과나 사실상의 운항 통제를 받아들일 수 없고, 이란은 미국 군함의 통과에 반대해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