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협상 막판 변수로 떠오른 이란 권력 갈등
핵심 요약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이란 내부 권력 갈등이 합의 이행의 변수로 떠올랐다. IRGC는 통제권과 통항료 권한, 원유 제재 완화와 봉쇄 해제의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파가 경제난 해소를 위한 타결을 추진하는 가운데 강경파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합의 체결과 실제 이행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난 해소를 위해 협상을 서두르는 이란 외교라인의 영향력은 약해진 반면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발언권은 커졌다. 중재국들은 협상단이 합의를 성사시키더라도 이를 관철할 권한이 제한적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 협상단은 해협을 이란 연안의 진입 항로와 오만 연안의 진출 항로로 구분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IRGC가 이란의 통제권과 경제적 이익을 합의문에 명시하라고 요구하면서 논의가 복잡해졌다. 요구 사항에는 통항료 부과 권한과 미국의 원유 제재 완화, 봉쇄 해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포함됐다. 조건이 충분하지 않으면 IRGC가 선박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도 중재국에 전달됐다.
협상 범위는 해협 통항 정상화를 넘어 지난 6월 중단된 미·이란 양해각서의 제재 유예와 동결 자금 해제 등 경제 지원 방안으로 확대됐다. 5개월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합의가 거듭 무산된 배경에도 협상파와 강경파의 권력 대립이 자리한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강경 보수 진영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일부 의원은 탄핵까지 추진하고 있다. 강경 성향 일간지는 호르무즈 합의를 적에게 퇴로를 내주는 조치로 규정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내부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면서 강경파의 영향력은 한층 커진 상태다. 외교·안보의 최종 결정권자이지만 사망한 부친 알리 하메네이처럼 세력 간 중재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외교적 타결과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공습 이후에도 이란이 선박 공격 능력을 유지해 미국 역시 재개방을 위해 일정 수준의 타협을 검토해야 하는 구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