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항로 협상 진전…이란, 미국에 선결 조건 제시
핵심 요약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 임시 항로를 마련하기 위한 합의에 근접했다. 이란은 미국의 사과와 배상, 미군 철수, 제재 및 해상 봉쇄 해제 등을 재개방 조건으로 제시했다. 오만은 협상 진전을 평가하면서도 UAE 선박 공격을 규탄하고 모든 당사자에게 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 임시 항로를 확정하기 위한 협상에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 현지시각 새 항로가 확정될 때까지 기존 항로를 기반으로 선박 통항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면 재개방에는 미국의 종전 양해각서 위반에 대한 사과와 배상 등 여러 조건의 충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라그치 장관은 양해각서 체결 당시 한 달 안에 선박 통항량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했으며, 실제 통항량도 2주 만에 정상 수준의 60%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이 별도의 항로를 개설해 이란의 해협 관리 권한을 약화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사태를 바로잡을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진입 선박이 이란 해안과 가까운 북쪽 항로를, 출항 선박이 오만 해안 인근의 남쪽 항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사르다르 모헤비 대변인은 재개방 조건을 한층 구체화했다. 미국이 이란을 다시 위협하지 않고 이란 및 역내 동맹 세력과의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해상 봉쇄 해제, 미군 철수, 전쟁 피해 전액 배상, 동결 자산의 무조건 해제를 제시했다. 역내 협상에 대한 미국의 간섭 중단도 요구하며 이 조건들이 모두 수용되면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중재에 나선 오만은 항행 협상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협상 진전을 훼손할 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아랍에미리트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국제법과 영해 주권 침해이자 항행 안전과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는 소속 선박 15척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아 선원 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