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항로 합의, 이란 승인권이 최종 변수
핵심 요약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임시 항로와 좌표를 정하고 60일짜리 합의문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선박 승인 절차와 비용 징수가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제도화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미국이 진입 통제와 서비스 요금을 수용하는지에 따라 재개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항로 합의의 최종 문안을 조율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게리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양국이 공동성명을 검토·작성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잠정안은 진입 선박이 이란과 협력해 이란 쪽 항로를 이용하고, 출항 선박은 오만과 협력해 오만 쪽 항로를 지나도록 했다. 항로 좌표도 정했으며 합의의 유효기간은 발효 후 60일이다.
협상의 쟁점은 임시 항로가 이란의 승인과 허가를 전제로 하는 통제 체제로 굳어지는지 여부다. 지난 5월부터 통과를 원하는 선박은 이란이 설치한 페르시아만해협관리청에 소유주와 보험사, 승무원, 화물, 예정 항로를 신고하고 있다. 서류 승인 뒤 비용을 내고 허가를 받는 방식이며, 일부 선박의 한 차례 통과 비용은 최대 2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미국 정부는 임시 항로에 이란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강경 군부는 해협 통제권을 미국의 추가 공격을 억제할 핵심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에는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군사적 카드인 동시에 연간 700억~900억 달러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이기도 하다. 이란은 환경 관리와 선박 안전, 인력 유지 비용을 위한 서비스 요금을 양국이 나눠 갖는 구상을 제시하며 말라카 해협 사례를 들고 있다. 다만 말라카의 비용은 자발적 기부이고 미납 선박의 통항도 제한하지 않는다.
걸프 산유국들은 이번 조치가 이란의 영구적 통제권과 역내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진입 통제와 서비스 비용 징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합의가 무산돼 해협 재개방이 지연될 수 있다. 바게리 대변인도 합의문 발표에 제3자의 방해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모든 화물에 20%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가 며칠 뒤 누구도 그런 요금을 매길 수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