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해제 놓고 미·이란 이행 순서 충돌
핵심 요약
이란은 미군 철수와 전쟁 배상, 제재 해제 등 6개 조치의 선이행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양해각서의 동시·단계적 이행 방식과 달라 양국이 조치 순서를 놓고 맞서고 있다. 오만과의 새 항로 협상은 막바지지만 통항량은 전쟁 전의 약 6%에 머물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에 앞서 미국이 해·공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을 포함한 6개 조건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만과 추진하는 새 항로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이 합의만으로 해협 봉쇄를 풀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은 이란을 향한 위협과 종교·사회적 가치에 대한 모욕 중단, 이란과 레바논·팔레스타인·예멘·이라크 동맹 세력에 대한 군사행동의 영구 중단, 이란 항만의 해상봉쇄 해제와 주변 미군 철수다. 두 차례 전쟁의 피해 전액 배상, 모든 제재 해제, 동결된 이란 자산의 무조건 반환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미국이 조치를 바로잡기 전에는 협상도 재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지난 6월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는 이란의 상선 통항 재개와 미국의 항만 봉쇄 해제를 맞물려 추진하는 구조였다. 서명 직후 통항을 재개하고 미국은 30일 안에 봉쇄 해제를 끝내며, 미군 철수와 제재 해제는 최종 합의 이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요구안은 봉쇄·제재 해제부터 철군, 자산 반환, 배상까지 해협 개방 전에 완료하라고 요구해 이행 순서를 둘러싼 간극이 커졌다.
해협에서는 협상과 별개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8일 자국 국영 석유회사 소속 선박이 이란 미사일에 피격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해협을 지난 선박은 33척으로 하루 평균 8척에 그쳤고, 직전 주 같은 기간의 50척보다 감소했다.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오간 것과 비교하면 현재 통항량은 약 6%다. 이란과 오만의 새 항로 협상은 최종 단계지만 해협 전면 개방 여부는 미국의 조건 수용 문제와 분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