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단지, 물·전력·폐수 해법이 가동 좌우
핵심 요약
호남권 반도체 팹 4기에는 하루 최대 65만t의 공업용수와 약 6.3GW의 무정전 전력이 필요하다. 신규 수원과 초순수 시설, 원전·LNG·재생에너지·ESS를 결합한 공급 체계를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 폐수 방류와 가뭄기 용수 배분을 둘러싼 주민·지자체 갈등 해소가 사업 일정의 핵심 변수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대로 가동되려면 대규모 공업용수와 무정전 전력망, 산업폐수 처리 대책을 사업 초기부터 함께 확정해야 한다. 서남권에 팹 4기를 건설할 경우 하루 60만~65만t의 공업용수와 약 6.3GW의 상시 전력이 필요하다. 수원 확보 협의와 관로 건설,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가 늦어지면 설비 가동과 투자금 회수 시점도 밀릴 수 있다.
웨이퍼 세정에 쓰이는 초순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원수의 수질과 유량이 일정해야 하지만 주암댐과 광주댐 등 기존 수계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글로벌 총 취수량은 각각 1억9770만t과 1억1700만t으로 집계됐다. 신규 댐과 수조 원대 비용, 용수 사용 권리, 초순수·재이용수 시설 승인까지 일괄적으로 풀어야 하는 구조다.
전력은 1초 수준의 전압 강하도 대규모 웨이퍼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365일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기저전원이 요구된다. 한빛 원전 6기와 지역 재생에너지의 조합, LNG 발전 및 ESS 연계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여수·순천·광양에서 운용 중인 3GW급 LNG 발전 인프라와 건설 중인 3GW급 설비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재생에너지는 단독 핵심 전원보다 저장장치와 결합한 보완 전원으로 쓰는 구상이 유력하다.
폐수 처리와 지역 갈등도 착공 전에 정리해야 할 과제다. 반도체 폐수에는 화학물질과 미량 중금속, 고온수가 섞이며 호남권 하천은 한강이나 낙동강보다 유량이 작아 방류에 따른 환경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서남해안까지 수십㎞ 해양 관로를 설치하는 방안은 건설비 부담과 어촌계의 어업권 반발을 풀어야 한다. 대가뭄 때 생활·농업용수보다 팹에 물을 우선 배정할지를 둘러싼 주민 동의도 필요하다. 용인 클러스터에서 용수·송전선로 갈등으로 일정이 지연된 만큼 선제적인 조정 체계가 사업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