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속도전, 민주당 경선 시점 논란
핵심 요약
정부가 호남권 800조원 반도체 라인을 포함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다. 점검 회의가 민주당 호남권 투표 직전 열리면서 전당대회 일정과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후보들의 발언까지 맞물리며 국가 산업정책의 독립성과 입지 판단 기준에 대한 설명 필요성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호남권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을 핵심으로 한 ‘3대 메가 프로젝트’ 2차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구마모토에 뒤지지 않는 집행 속도와 ‘전격전’ 수준의 추진을 주문했으며, 건설 부지로 거론된 광주 군 공항은 2028년까지 다른 군 공항에 임시 배치하라는 방안도 제시했다.
회의에는 총리와 경제부총리, 정책실장을 비롯해 합참의장과 공군참모총장, 삼성·SK 사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민주당 대표 선거의 호남권 투표 개시 하루 전이자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의 광주 TV 토론회를 7시간 앞둔 시점에 열렸다. 민주당 권리당원 가운데 호남 비율이 33%인 만큼, 대형 국책사업 점검 일정과 당내 선거가 맞물렸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공식 발표 시점은 김민석 후보의 총리 사퇴 직전이었고, 지난달 대통령 주재 1차 점검 회의는 김 후보가 광주에서 대표 출마를 선언한 날 진행됐다. 정청래 후보는 당·청 갈등 때문에 자신이 대표가 되면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주장을 멈춰 달라고 했고, 송영길 후보는 당대표에 따라 사업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정부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물과 전력, 인재 등 입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 국가적 사업이며, 투자 판단의 합리성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그러나 후보들이 전당대회 결과와 사업 추진 속도를 연결해 발언하면서 정책 결정의 독립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이 대통령이 호남의 민주주의 기여에 대한 보상을 언급한 가운데 관련 회의가 전당대회 일정과 잇달아 겹치면서, 사업 추진의 기준과 일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