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구상, 착공 앞서 기반 확충이 관건
핵심 요약
대통령이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착공을 주문했다. 전력·용수 공급과 행정 지원, 송배전망 구축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군 공항 이전과 정주 환경, 노동 유연성을 포함한 기반 확충이 사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대통령이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면서 앞으로 1년을 사업의 골든타임으로 제시하고 조기 착공을 주문했다. 2년 만에 완공된 TSMC 구마모토 공장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사업 속도를 좌우할 행정 인허가와 전력·용수 공급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구마모토 공장의 빠른 가동은 미리 갖춰진 전력과 용수 시설, 원스톱 행정 지원,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유연한 현장이 함께 작동한 결과였다. 반면 호남 구상은 대규모 공업용수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 불투명하고, 원전 활용 검토 외에 송배전망을 어떻게 구축할지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호남에서는 최근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가뭄 대응 단계가 ‘주의’로 높아져 식수원 확보에도 부담이 커졌다. 동복댐의 높이를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주민 반발과 환경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하루 수십만 톤의 물을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을 추진하려면 시민 식수와 충돌하지 않는 공업용수 공급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인재를 확보하고 머물게 할 정주 여건도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구마모토는 대학 반도체 학과와 국제학교, 주거 환경을 함께 조성했지만 호남 계획에서는 교육·의료·문화 기반 확충 방안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광주 자동차 공장 KGM의 한계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군 공항 이전과 기반시설 완비, 노동 유연성 및 정주 여건을 먼저 풀어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조건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