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절차 개편 속도전…피해자 부담 확대 우려
핵심 요약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충분한 합의와 실무 검증 없이 처리돼 절차적 논란이 커졌다. 보완수사권 폐지의 공백을 줄일 대안이 반영되지 않아 현장 혼란과 피해자 부담 확대가 우려된다. 기본법 개정의 숙의 절차와 사전 위헌 심사 등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과제로 제시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와 충분한 실무 검증 없이 단독 처리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신체와 자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본법을 휴가철 금요일에 처리한 데다 주말에는 추진 정당의 당대표 지역 경선이 예정돼 있어, 법 개정이 당내 정치 일정에 종속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논의 과정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줄이기 위한 전건송치제와 수사 초기 검사협의 의무제 등이 제안됐지만 최종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와 피해자 단체, 시민사회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과 경찰의 실무 혼란, 현장 인력의 사기 저하도 문제로 떠올랐다. 일부 수사·기소 사례의 잘못을 바로잡는 조치가 사법 체계 전반의 기능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기본 절차를 바꾸는 입법에 장기간의 검토와 통제 장치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조직법은 헌법위원회의 사전 위헌 심사를 거친다. 영국은 1978년 필립스 위원회를 출범시켜 3년간 현장을 연구하고 4년간 조문을 다듬은 뒤 1985년 범죄소추법을 제정했다. 이후 1년간 준비해 검찰청을 신설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이 구체화됐다.
개정 제도 시행 이후에는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모으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사례가 늘어 형사사법 비용이 개인에게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의 법률 전문성을 높일 대규모 인력과 예산, 피해자 국선변호인 제도의 확충이 뒤따르지 않으면 경제력에 따라 사법 절차 접근성이 달라질 위험도 있다. 재발 방지책으로 양원제, 국회의원 소환제, 국가 기본절차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사전 위헌 심사제 도입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