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고용·인구 효과 제한…거점화 해법 제시
핵심 요약
공공기관 지방 이전 이후에도 수도권의 인구·노동력·경제력 비중은 상승했다. 혁신도시는 일자리와 주택의 인구 유인력이 약해졌고 제조업 파급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의 거점화와 범부처 협력체계, 투자 인센티브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9일 발간한 연구보고서는 기관을 여러 지역에 단순 배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집중하고, 기존 혁신도시의 자원을 결집하는 거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00년 46.3%에서 2024년 50.8%로 상승했고, 노동력과 경제력 비중도 2024년 각각 52%를 넘어섰다.
공공기관 이전이 집중된 2012~2015년에는 수도권 인구와 경제력 비중의 상승세가 잠시 멈췄지만 이후 다시 빠르게 높아졌다. 19~34세 청년 인구의 수도권 비중은 2000년 48%에서 2024년 56% 수준으로 확대돼 전체 인구의 수도권 비중을 웃돌았다. 혁신도시의 직업 사유 인구 순유입은 2016년부터 급감해 2022년 순유출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주택을 이유로 한 순유입 효과도 사라졌다. 일자리와 주택 모두에서 혁신도시의 인구 유인력이 약해진 셈이다.
정부는 2010년대 수도권의 인구·경제 집중을 줄이기 위해 중앙행정기관을 포함한 수도권 공공기관을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로 나눠 이전했다. 2010~2024년 혁신도시에서 고용은 늘었지만 증가분은 서비스업 등 비교역재 부문에 주로 집중됐고 제조업 고용 확대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제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혁신도시 소재지에서 10~15㎞ 범위까지만 완만하게 나타났으며, 그 밖의 지역에서는 미미했다. 인구와 소득 증가가 소비를 키울 수는 있어도 기업 간 상호작용을 통한 생산활동 확대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확인됐다.
수도권 집중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려면 공공기관 이전을 전국 단위 거점도시 조성과 연계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대도시 기반시설에 접근하기 좋은 지역에 기관을 집중 배치하고, 이전 기관의 고급 인력을 활용해 기업·대학·연구소의 이전과 신·증설을 유도함으로써 도시의 밀도와 규모를 키우는 구상이다. 백승민 부연구위원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부처와 중앙·지방정부의 협력을 이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부처 간 조정을 맡을 범부처 조직과 지역 투자를 촉진할 인센티브 제도도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