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금융망 조준한 미·이스라엘 공조
핵심 요약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와 공조해 헤즈볼라의 금융·송금망을 압박했다. 공습과 제재, 금융 감독 강화로 은행·환전소·비공식 송금 경로가 잇따라 차단됐다. 자금난은 헤즈볼라의 의료·복지 지원과 전쟁 이재민 보상 축소로 이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레바논 정부와 함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이동 경로를 단계적으로 압박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군사적 타격으로 조직의 역량이 약해진 시기에 이란과 연결된 금융망을 끊고, 지지 기반을 유지해 온 복지 체계까지 흔드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이스라엘군은 무기고가 아니라 헤즈볼라의 은행 기능을 맡은 시설을 첫 공격 대상으로 예고했다.
공습은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10여 곳과 이란 자금 전달에 이용된 환전소, 헤즈볼라의 수익원인 주유소로 이어졌다. 미국은 레바논 중앙은행으로 압박 범위를 넓혔고, 지난해 취임한 카림 수아이드 총재는 헤즈볼라 연루 의심 고위 관계자들을 배제하거나 해고했다. 중앙은행은 주요 금융서비스 업체 조사에 착수했으며 레바논 당국도 송금 감독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레바논 환전업자들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고, 현지 은행과 증권사의 알카르드 알하산 거래도 금지됐다.
자금난은 2024년 말부터 두드러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이후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란의 자금과 무기가 오가던 핵심 육상 경로가 막혔다. 이란은 민간 항공편과 외교관의 여행 가방을 활용해 달러를 전달하려 했지만 이란행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이후 자금은 아랍에미리트연합과 튀르키예, 이라크 등을 거쳐 비공식 송금 방식인 ‘하왈라’로 이동했다. 지난해 이 경로로 전달된 금액은 약 10억달러, 한화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공식 금융망에서 밀려난 헤즈볼라는 외환 보유액이 줄자 금 거래 회사를 세워 금을 현금화하려 했다. 재정 압박은 병원·학교·언론사 운영과 식량·주거·급여 지원으로 구성된 복지 체계에도 번졌다. 수만 명의 전투원 급여는 대체로 지급되고 있지만 일부 의료·사회복지 지원과 전쟁 이재민 보상은 축소되거나 중단됐다. 전쟁 전 이란 지원액은 연간 약 7억달러로 추산 예산 10억달러의 절반을 넘었다. 최근 지원이 늘었어도 전쟁과 피란민 지원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상태다. 다만 재정 구조가 공개되지 않았고 새로운 우회 경로가 등장해 악화 정도를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