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펑산 유산 내세운 주택 판촉에 유족 반발
핵심 요약
허펑산의 딸이 부친의 이름과 홀로코스트 역사를 주택 판촉에 활용한 업체에 삭제를 요구했다. 업체는 법률 검토에 들어갔고 관련 표현 일부를 지웠지만 별도 홍보 글은 12일 현재 남아 있다. 이양시 당국은 인도주의적 유산의 부적절한 광고 이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의 탈출을 도와 ‘중국의 쉰들러’로 불린 허펑산의 이름과 생애가 중국 후난성 이양시의 주택 판촉에 활용되면서 유족이 삭제를 요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딸 허만리(75)는 부동산 업체 이양팡찬이 약 4만 달러짜리 주택과 이주 환경을 홍보하며 부친의 인도주의 활동과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허만리는 이양시 공무원들에게 문제를 제기했고, 사안은 허산구 당국으로 이관됐다. 시 당국은 허펑산의 유산을 광고와 홍보에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미국 등록 회사에도 내용증명서를 보내 부친의 이름과 초상, 인도주의적 업적을 모두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법률 고문과 사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서한 전달 뒤 관련 표현 일부가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웹사이트에는 12일 현재 ‘허펑산의 마지막 비자’라는 별도 글이 남아 있다. 이 글은 허펑산이 나치 박해를 피해 도망치려는 이들에게 비자를 내준 역사와 이양의 저렴한 생활비, 정치적 안정, 초고속 광섬유망, 낮은 전력비 등을 나란히 제시했다. 실리콘밸리의 불안정한 경제에서 벗어날 환경이라는 설명도 담겼다. 허만리는 유대인 난민 구조와 실리콘밸리 노동자 유치 시도를 같은 선상에 놓은 가장 모욕적인 광고라고 반발했다.
허펑산은 1938년부터 1940년까지 오스트리아 빈 주재 중국 총영사로 근무하며 유대인들에게 수천 건의 비자를 발급했다. 그는 1972년 콜롬비아에서 정부 경비 약 300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뒤 부패 혐의로 해임되고 연금도 잃었으나, 대만 국민당 정부의 부당한 박해라고 주장했다. 가족의 명예 회복 노력에도 혐의는 해소되지 않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해 1997년 96세로 숨졌고, 2015년 마잉주 총통은 유대인 구조 공적을 기리며 뒤늦은 인정에 대해 가족에게 사과했다. 업체가 미국에 등록돼 현지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아직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