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기술 유출 처벌 강화 요구 확산…경제안보법 도입 목소리
핵심 요약
국민 90% 이상이 핵심 기술 유출 처벌 강화를 요구하며 경제안보법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D램 기술 유출 등 조직적인 산업스파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기술보호 규정이 여러 법률에 분산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기술을 노린 해외 경쟁사의 시도가 잇따르면서 산업스파이를 안보사범에 준해 처벌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만 19세 이상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2.5%는 핵심기술 해외유출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기술유출 수법은 핵심 인력을 해외 경쟁사로 빼내거나 전직 과정에서 설계도와 공정자료를 반출하는 방식으로 갈수록 조직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전모씨가 세계 최초로 개발된 10나노 D램 국가핵심기술을 중국 반도체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넘긴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삼성전자 출신 김모씨가 중국 자본으로 반도체 장비 업체를 설립한 뒤 직원들에게 핵심 기술을 유출하도록 지시해 대법원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현재 기술유출 범죄는 산업기술보호법,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국가첨단전략산업법 등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다. 산업기술보호법상 해외유출 행위는 최대 15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징역 1~2년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반도체 등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기술을 별도로 지정하고 유출자를 안보사범에 준해 처벌하는 '경제안보법(가칭)'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처벌 수위뿐 아니라 경제적 제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경총 조사에서 응답자의 90.7%는 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90.6%는 징역형과 별개로 기술유출자가 얻은 이익을 웃도는 벌금과 몰수액을 부과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기술 분야별 전문수사 인력을 확충하고 수사 초기부터 관계 기관과 피해 기업이 공조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