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존 큰 미국 반도체, 관세가 경쟁력 흔드나
핵심 요약
미국 반도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4250억달러로 세계 시장의 53.4%를 차지했다.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해 관세에 따른 생산비 상승과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한국 반도체 업계도 대미 수출과 현지 생산비, 공급망 참여 기회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4250억달러, 약 606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시장의 53.4%를 차지했다.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지만 매출의 7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했고, 판매 물량의 85% 이상도 미국 밖으로 출하됐다. 자국 생산 확대를 겨냥한 관세가 제조 원가를 끌어올려 해외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기업의 점유율 상승에는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작용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미국산 반도체의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무역 협상과 산업 협력을 통해 미국산 칩을 구매하는 해외 고객과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토대로 진행된 반도체 조사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의 부담 요인으로 떠올랐다. 수입 반도체 소재와 제조장비에 관세가 붙으면 미국 내 생산비가 상승할 수 있다. 관세 범위가 제조장비와 파생제품으로 넓어질 경우 한국산 반도체·장비의 대미 수출뿐 아니라 미국 현지 생산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반도체 매출 점유율 2위인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의 메모리·AI 반도체 공급망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미국이 동맹국과 산업 협력 및 시장 개방을 확대하면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와 공급망 참여 기회는 늘어날 수 있다. 중국 산업계와 정부의 전체 연구개발 지출이 미국을 앞선 가운데, 미국에는 연구개발 확대와 엔지니어·기술자 등 전문 인력 확보도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