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손실 나눠 공제한도 산정…LG화학 42억 환급 불발
핵심 요약
대법원이 특정 국가의 해외사업장 손실을 국가별 소득에 비례 배분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LG화학은 2018년 법인세 약 42억원의 환급을 청구했지만 최종 패소했다. 같은 쟁점의 현대건설 소송에서도 회사 측 상고가 기각됐다.
여러 국가에 사업장을 둔 국내 기업이 특정 국가에서 손실을 냈다면 이를 다른 국가의 소득에도 비례 배분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는 LG화학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회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을 유지했다. 주심은 오경미 대법관이다.
LG화학은 미국과 중국 등에 해외사업장을 운영하면서 2018년 법인세 신고 당시 미국에서 발생한 손실을 한국과 중국 등 국가별 소득 규모에 맞춰 배분한 뒤 각국 소득에서 차감했다. 이후 미국 손실을 중국 등 다른 국가의 소득에서는 빼지 않는 방식이 옳다며 세액을 다시 계산해 약 42억원의 환급을 청구했다. 다른 국가의 소득을 크게 잡으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가 늘어나 국내 법인세 부담이 줄어들지만 세무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국내 기업이 해외소득에 관해 외국에서 낸 세금을 국내 법인세에서 일정 범위까지 빼주는 이중과세 방지 제도다. 한도는 해당 사업연도의 법인세액에 특정 국가 소득이 전체 과세 대상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해 정한다. 1·2심은 전체 과세소득에는 미국 손실을 반영하면서 국가별 해외소득에서는 이를 제외하면 계산이 왜곡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국가별 소득 비율이 10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한 국가에서 생긴 손실을 각국의 소득 규모에 따라 나누고 해당 금액을 국가별 소득에서 차감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3부도 같은 쟁점으로 현대건설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미국과 영국 등에 지점을 둔 현대건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같은 배분 방식을 적용했다가 환급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판결은 다수 해외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의 공제한도 산정과 관련한 유사 사건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