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 송금 과세 확대…교계 대응 착수
핵심 요약
해외 선교 송금에 대한 증여세 면제 범위가 축소돼 교회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교계는 소득 신고 전환과 대규모 해외 지출 보류 등 실무 대응책을 마련했다. 종교계 합동 태스크포스는 11월 말까지 제도 개선과 과세 유예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지난 2월 27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법인세법 시행령을 개정·공포하면서 국내 교회의 해외 선교 재정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교회가 해외 지교회나 현지 선교법인, 국내 비거주자에게 보내는 선교비는 기존 증여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171개국에 파송된 선교사 1만2000여명의 활동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계에서 커지고 있다.
주요 교단의 연간 해외 선교 지출은 7000억~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송금 방식과 대상에 따라 최대 70%의 증여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성도가 용도를 지정해 낸 헌금을 해외에 송금한 뒤 세무조사를 받으면 해당 성도에게 증여세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족과 장기간 해외에 머무는 선교사가 세법상 비거주자로 분류될 경우 정기 사례비 전액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사례별 법률 검토가 요구된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CTS컨벤션홀에서 공청회를 열어 개정 시행령의 영향을 점검하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했다. 2015년 종교인 과세 도입 당시에는 2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이번 시행령은 사전 논의 없이 즉시 공포됐다. 한교총은 약 4개월 동안 법리를 검토하고 정부 부처 면담과 한성숙 국무총리 예방을 통해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장 실무 지침으로는 선교사 정기 사례비의 종교인 소득 신고 전환, 정관에 선교활동비 항목 신설, 해외 부동산 취득을 비롯한 대규모 지출 보류가 권고됐다. 예배당과 센터 건축 중심 사업을 줄이고 현지 교회의 제자 양육을 지원하는 동반자 선교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교계는 선교사 교육·등록과 현지 법정 영수증 확보를 포함한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가톨릭·불교 등과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11월 말까지 제도 개선과 과세 유예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도 구체적인 사후관리 개선안이 제출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