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통합보다 부산항 독자 전략 강화해야
핵심 요약
부산항은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할 독자적 기능과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성격이 다른 지역 항만공사의 통합은 차별성과 신속한 대응력을 약화할 수 있다. 해양금융 특수지역과 자율권 확대가 글로벌 해양수도 구상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세계 6위 컨테이너 전용 항만인 부산항은 산업 물류뿐 아니라 전략·군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정학적 혼란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기능에 머물기보다 새로운 역할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부산·인천·광양·울산의 항만공사를 하나의 행정기구로 통합해 관리·감독하는 구상은 효율성보다 관료주의를 강화해 변화 대응을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만 경쟁력의 기준은 소수 거대 허브항만을 중심으로 한 대형화와 집중화에서 유연성, 회복력, 제조업과의 근접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산항은 정기선 중심의 글로벌 컨테이너 항만인 반면 울산·광양항은 부정기선과 에너지 산업 물류를 지원하고, 인천항은 경인지역의 관문이자 대중 교역 중심 항만으로 기능한다. 서로 다른 항만을 통합하면 고유한 전략보다 균형 개발과 투자 배분이 앞서 한정된 예산을 둘러싼 경쟁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항에는 국가 해양 목표와 연계한 독자적 예측력과 대응 전략도 요구된다. 중국의 대만 통합 시도와 대만 해상 봉쇄로 한국의 해상 물류가 차질을 빚는 상황을 상정해 일본을 활용하는 대체 해운망을 마련하고, 일본 정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북한의 군사 위협이 커지는 여건에서도 국가 비상시에 가동할 물류망이 필요하므로 독립된 부산항만공사가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장기 전략은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첫 단계로 해양금융 특수지역을 조성해 혁신적인 세제 혜택과 생활 여건을 제공하고, 조선업과 연계한 글로벌 해양금융 중심지로 육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 부산시와 부산항이 하나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부산항의 자율권을 확대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싱가포르나 과거 홍콩처럼 한국 안에서 폭넓은 자율성을 지닌 도시 체제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