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재편 놓고 부처 간 법리 충돌
핵심 요약
수사·기소 분리 이후 합수본 운영 방식을 두고 행안부와 법무부가 다른 입장을 내놨다. 행안부는 공소청·중수청·경찰 협력 체계를 제안했지만 법무부는 증거능력과 공소 유지 문제를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주요 합수본의 재편 방안을 부처 간 사전 협의를 거쳐 보고하도록 주문했다.
검찰개혁으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이후 합동수사본부의 운영 체계를 놓고 행정안전부와 법무부가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행안부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경찰이 협력하는 새로운 합수본 구성을 제시했지만, 법무부는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참여할 법적 근거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가동 중인 주요 합수본의 재편 방안을 부처가 사전에 협의해 보고하도록 주문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5일 청와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공중경 합수본’의 구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체계에서는 중수청과 경찰이 수사를 맡고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 대신 법률 검토와 조언, 영장 심사·청구를 담당하게 된다. 조원철 법제처장도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기능을 중수청이 사실상 수행하고, 공소청 검사가 부족한 법률 영역을 보완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대통령 역시 향후 합수본이 중수청과 경찰 중심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법무부는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에서는 기존 방식의 합수본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봤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합수본 운영 근거가 사실상 없는 데다 수사를 할 수 없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 과정에 참여하면 증거능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검사가 사법 통제와 영장 검토, 송치 이후 기소만 담당할 경우 지금처럼 합수본에 파견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합수본 내부에서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는 절차를 설정하기도 쉽지 않아 공소 유지 과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검찰청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종전 형태의 합수본이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박규영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을 유지하려면 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 상황이 발생한 뒤 운영 방식을 논의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중수청 출범 준비 과정에서 기존 주요 합수본의 역할과 검사 참여 범위, 영장 청구 및 사건 처리 절차를 미리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