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아, 16년 만의 귀환… 위기와 돌봄을 담은 원형 파노라마
핵심 요약
함양아가 16년 만에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양아함: 언디파인드 파노라마'를 연다. 8년 프로젝트를 원형 설치로 확장한 신작 '언디파인드 파노라마 4.0'과 감정 아카이브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를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4일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미디어 아티스트 함양아가 16년 만에 아트선재센터로 돌아와 위기, 공존, 듣기의 문제를 탐구하는 대규모 개인전 '양아함: 언디파인드 파노라마'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8년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 '언디파인드 파노라마'를 원형의 몰입형 공간으로 확장한 것으로, 금융과 정치, 교육과 노동 등 현대 사회 시스템을 다층적 영상 설치와 도표로 해부한다.
2층에 설치된 신작 8채널 영상 설치 '언디파인드 파노라마 4.0'(2026)은 관객이 광장처럼 들어서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 안에서 22분간 펼쳐지는 연속 영상으로 구성된다. 냉전과 신자유주의의 부상,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최근 세계사의 주요 순간들을 돌아보며 이 사건들이 인간의 몸과 일상에 남긴 구체적 영향을 추적한다. 함양아는 19세기 유럽 파노라마의 승리주의적이고 식민지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평등하게 만나는 광장 같은 공간을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예술가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함양아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의 삶을 넘어 '이 모든 고통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이해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3층에는 웹 플랫폼 '웰 오어 스퀘어'에서 파생된 신작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2026)가 전시된다. 전 세계 참가자들이 휴대폰으로 녹음한 기후 불안, 전쟁, 교육, 돌봄, 기술에 대한 솔직한 독백 영상이 익명으로 모여 '디지털 정원'을 이룬다.
함양아는 위키피디아가 지식의 아카이브라면 이 프로젝트는 '우리 시대의 감정 아카이브'라고 말한다. 네덜란드 18세기 소년의 견디기 힘든 더위, 용인 거리 예술가의 쓰레기와 엘니뇨에 대한 고민, 독일 거주 한국인 여성의 아들 징집 두려움, 가자지구 난민의 어린 시절 항공기 소리 구분 경험 등이 담긴 영상은 타자의 이야기를 이해할 때 적대감이 사라진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전시는 10월 4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며, '잠'(2015-16), '헝거 2.0'(2023), '사람들이 배우는 것 I'(2021-22) 등 기존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