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금조달 확대에 회사채 금리 압박
핵심 요약
한전의 7월 이후 채권 발행액이 약 3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전력 구매비와 인프라 투자 부담에 하반기 채권 발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AAA등급 한전채 금리 상승이 AA·A등급 회사채의 발행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면서 회사채 시장의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지난주 2년 9개월물 2900억 원과 3년물 7800억 원 등 1조 700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 12일 2·3·5년물 2000억 원을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7월 이후 누적 발행액은 약 3조 3000억 원으로, 3분기가 50일가량 남은 상황에서 지난해 3분기 전체 발행액 2조 6000억 원을 넘어섰다.
발행 확대의 배경에는 전력 구매비와 투자비 부담이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올 때 적용되는 전력도매가격은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장기간 동결된 상태다. 이달 1일 일평균 1㎾h당 전력도매가격은 147.75원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한전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46원을 매일 웃돌았다. 송전망 등 인프라 투자까지 이어져 운영·투자 자금을 채권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4조 91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 8835억 원보다 16.6% 줄었다. 하반기에는 중동 전쟁 기간 급등한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발전 연료비에 본격 반영되고 LNG 발전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추가로 감소하면 필요한 자금 규모가 커져 한전채 발행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채 유통 물량이 증가하면 자체 금리가 오르고 다른 회사채의 조달 금리도 밀어 올릴 수 있다. 한전채 3년물 금리는 11일 기준 4.183%로 연초보다 약 1%포인트 상승했고, 무보증 AA- 회사채 금리도 4.5~4.6% 수준이다. AAA등급인 한전채가 4%대 금리를 제공하면 AA·A등급 기업은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2022년에도 한전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32조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자 다른 회사채 금리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