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환당국 동반 개입 추정…원화·엔화 동반 급등
핵심 요약
원/달러 환율이 13.4원 내린 1,424.0원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엔화도 급등하며 한일 외환당국의 동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외국인은 7조 넘게 순매수했지만 환 헤지로 원화 강세 효과가 제한됐다.
간밤 원화와 엔화 가치가 동시에 급등하면서 한일 외환당국의 동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3.4원 내린 1,424.0원을 기록했다. 전날 밤 엔/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은 비슷한 시점에 가파르게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오후 10시 20분께부터 급락해 10시 44분께 1,419.0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이날 오전 6시께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418.0원 저점을 찍고 상승해 오후 1시 33분께 1,440.6원 고점을 찍은 뒤 다시 방향을 틀었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3엔대에서 움직이다가 전날 밤 장중 157엔대까지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 매입·달러 매도에 나섰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통화 당국이 시장 개입의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를 했다고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0.852엔 오른 160.345엔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한때 약 한 달 반 만에 100선 아래로 내려왔다가 현재 100.098로 0.109 올랐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89.94로 3.14 내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가 강해지면서 공교롭게 원/달러도 1,410원대로 내려왔기 때문에 당국이 같이 개입한 게 아니냐고 추정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당국은 통상 일본은행 금리결정 회의 직후 등에 개입했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좋지 않게 나오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나자 이 시점에 맞춰서 엔화 매수에 나선 것 같다"며 "우리나라 당국도 엔화 강세 시점을 개입할 때로 봤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한일 외환 당국이 활발히 소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약 7조 넘게 순매수했지만,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금 외국인 자금이 상당수 헤지가 돼서 들어오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거센 순매수에도 환 헤지로 원화 강세 효과를 제한하면서 환율 하방 압력이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했고, 장 초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잇달아 발동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