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미용기기 시술, 보상 기준도 불투명
핵심 요약
한의사의 레이저·고주파 미용 시술기기 사용 범위를 정한 판례와 행정기준이 없다. 면허 밖 의료행위로 판단되면 보험과 공제를 통한 환자 보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업체의 공급 중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급여 시술 규모와 기기 사용 실태를 보여줄 공식 통계도 부족하다.
한의사의 레이저·고주파 미용 시술기기 사용 자격을 명확히 가르는 판례와 행정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환자 보호에도 공백이 생기고 있다. 화상이나 흉터 등 부작용이 발생해도 해당 시술이 면허 범위 안의 적법한 의료행위인지 확정되지 않으면 의료배상책임보험이나 한의사공제조합을 통한 보상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의료배상책임보험과 한의사공제조합 공제는 면허 범위 안에서 이뤄진 적법한 의료행위를 보상의 전제로 삼는다. 면허 밖 행위로 판단되면 면책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의료배상책임보험은 회사별로 담보와 지급 기준도 다르다. 약관만으로 의료법상 면허 범위를 결정할 수 없어 주무부처나 법원의 해석이 나오기 전까지 피해 환자의 보상 판단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사법부가 제시한 기준은 현재까지 진단기기 영역에 머물러 있다. 2022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은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다뤘고, 이후 뇌파계와 엑스레이 골밀도측정기 사건도 진단기기에 한정됐다. 조직에 직접 작용하는 레이저·고주파 시술기기는 대법원과 하급심 모두 관련 판례가 없다. 행정 해석도 1987년 레이저침 사례와 2012년 프락셀 등의 침술 유사성 판단에 그쳐 미용기기 전반을 포괄하지 못한다.
최근 클래시스와 솔타메디칼코리아, 원텍이 한의원·치과를 대상으로 공급 중단 방침을 내놓으면서 갈등은 유통 현장으로 번졌다. 업체들은 적법성 판단이 아닌 유통 방침이라는 태도지만 소모품과 유지보수가 끊기면 장비 운용은 어려워진다. 한의협은 의사 단체의 압력이 있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검토하고 있고, 의협은 거래를 막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미용 시술은 대부분 비급여이고 한의원의 기기 보유·사용 공식 통계도 부족해 시술 규모와 피해 실태를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