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요발 물가 압력에 추가 긴축 무게
핵심 요약
특별한 경기 충격이 없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수요 압력이 근원물가를 끌어올려 목표 수준을 웃도는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향후 결정은 성장·물가 전망과 수출, 카드 사용액 등 경제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한 경기 충격이 없다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제시한 인상 기조는 한 차례 조정에 한정된 의미가 아니며, 향후 시기와 속도는 경제 지표를 토대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물가 상승 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이 근원물가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려 목표 수준을 웃도는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는 20일 임기를 마치는 유 부총재는 긴축 종료 시점을 언급하지 않은 채, 27일 발표될 성장 전망과 물가 경로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8월 통화정책 판단에는 일별 통관 수출액과 신용카드 사용액, 한국은행 경기 전망이 주요 자료로 거론됐다. 물가가 목표를 장기간 상회하면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을 거쳐 파급력이 커지고, 물가 기대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긴축 효과가 늦어지면서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이 위험선호를 낮춰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는 효과도 제시됐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일부 분야에 성장이 집중됐다는 이유만으로 금리 인상을 미룰 수는 없다는 판단도 분명히 했다.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온 점은 금리 결정에 다소 여유를 주지만 핵심 변수는 근원물가와 성장세이며, 현재 환율 수준은 여전히 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평가됐다.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와 내외 금리차의 영향이 커지며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FIMA 레포를 활용한 외환시장 개입은 국내 달러 조달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