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호황 내수 파급 효과 긍정적 전망
핵심 요약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황이 내수 회복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GDI가 GDP를 사상 최대 폭으로 상회했으며,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소득층 편중, 장비 수입 의존도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반도체 수출 호황이 국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19일 한은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소득(GDI)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단가 상승이 주도한 교역조건 개선 덕분으로, 과거 유가 하락에 의한 개선 때보다 내수 회복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올해 1분기 실질 GDI는 전년 동기 대비 13.2% 급등해 같은 기간 실질 GDP 성장률(3.8%)을 9.4%포인트 상회했다. 이는 1960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차이다. GDI는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을 더한 지표로, GDI가 GDP보다 높다는 것은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의 특징으로 수출물가 상승을 꼽았으며, 특히 반도체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92.5% 폭등하며 전체 수출 물가 상승의 73.4%를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추세적이어서 양호한 교역조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다애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과거 수출물가 상승이 주도한 교역조건 개선기에는 기업 투자 확대와 임금 상승을 통한 민간 소비 진작 효과가 뚜렷했다며, 이번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이 내수 파급효과를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웅 차장은 반도체 업종뿐 아니라 현대차 등 여타 기업들도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있어 내년부터 다른 업종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낙수효과의 한계도 지적됐다. 임금 및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가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돼 전체 소비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 제조 장비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해외 직접투자 확대가 국내 실물경제로의 파급을 제한하고,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쏠릴 경우 금융불균형이 확대될 우려도 제기됐다. 김 과장은 반도체 산업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IT 부문으로의 자원 집중에 따른 불균형을 막기 위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