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담보채권 절반 이상 고탄소 부문에 집중
핵심 요약
한국은행의 2025년 인정 담보 중 회사채·공공기관채의 53%가 고탄소 부문에서 발행됐다. 녹색채권의 평균 헤어컷은 8.7%로 전체 채권 평균 4.3%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녹색채권 별도 분류와 적격 범위 확대, 담보 자산의 탄소 특성 공개를 제안했다.
한국은행이 2025년 담보로 인정한 회사채와 공공기관채 가운데 53%가 화석연료 등 온실가스 다배출 부문에서 발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녹색채권과 지속가능채권의 비중은 약 2%에 그쳤다. 런던 비영리단체 포지티브머니와 서울 소재 녹색전환연구소는 이런 담보 운용 구조가 고탄소 산업에 사실상의 간접 보조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 대상은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을 통해 확보한 한국은행 자료에 포함된 채권 1,368개다. 녹색채권에 적용된 평균 헤어컷은 8.7%로 전체 채권 평균인 4.3%의 약 두 배였다. 액면가 100만원인 녹색채권은 담보가치가 약 91만3천원으로 평가되는 반면, 평균적인 채권은 약 95만7천원으로 인정되는 구조다. 헤어컷이 높을수록 금융기관이 같은 자산으로 확보할 수 있는 차입 여력은 줄어든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할 때 채권 등 자산을 담보로 받으며, 잠재적 위험을 반영하기 위해 자산가치를 일정 비율 할인한다. 이번 조사에서 녹색채권은 국내 전체 상장채권의 약 1%를 차지했지만 한국은행의 전체 담보 풀에서는 0.41%에 머물렀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발행한 채권은 전체 담보의 18%를 차지해 특정 공기업 채권의 비중도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낮은 헤어컷을 적용받는 고탄소 자산이 금융기관의 차입 능력을 더 키워 해당 자산의 수요와 고탄소 기업의 저비용 자금 조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탄소 편향을 줄이기 위한 첫 조치로 녹색채권을 담보 체계의 별도 항목으로 편입하고, 환매조건부채권 거래 대상 증권까지 녹색 적격 범위를 넓힐 것을 제안했다. 담보 풀의 탄소 특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함께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