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서 원화로 금 현물 매입 재개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현물 매입을 재개해 국내 장외시장에서 원화로 거래한다. 매입 규모는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 물량을 고려할 때 연간 최대 5t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 보관과 원화 결제로 안전자산 운용 수단을 넓히고 외환보유액 소진 부담을 줄인다.

한국은행이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금 현물 매입을 재개한다. 국내 금 생산업체가 수출할 물량을 국제 금 시세에 맞춰 원화로 사들인 뒤 국내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거래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KRX 금 시장의 장외 대량매매로 진행해 장중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인다. 국내 시장에서 금 현물을 매입하는 것은 1967년 이후 59년 만이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이며 매입 원가는 47억9000만달러다. 지난 4월 말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한 비중은 3.5%에 머물렀고, 보유량 순위는 세계 41위다. 일본의 846t과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공식 매입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업체의 수출 물량을 고려하면 연간 최대 5t 안팎, 3일 국제 시세와 환율 기준 약 1조200억원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2013년 금 20t을 10억3000만달러에 매입한 뒤 가격 급락으로 평가손실을 기록하면서 추가 매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최근 2~3년간 금값이 상승한 상황에서도 고점 매입 논란을 우려해 현물 투자를 확대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에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확충하고 구성을 다변화하려는 판단과 국제 금 가격이 1월 말 고점보다 약 20% 내려 매입 부담이 줄어든 여건이 반영됐다. 지난 2분기에는 금 상장지수펀드도 일부 매입했다.
매입 대상은 연간 40~45t의 금을 생산하고 국내에서 소화되지 않는 물량을 수출하는 LS MnM과 고려아연이다. 두 회사의 연간 수출량은 4~5t 정도다. 한은은 LS MnM과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업체가 수출 물량의 거래 의사를 제시하면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장외 거래에 필요한 국제규격 인증을 받지 않아 실제 거래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국내 보관은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고, 원화 결제를 통해 외환보유액 소진과 환율 불안 요인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