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산 금 매입으로 외환자산 다변화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국내에서 생산된 금 현물 매입을 재개한다. 국내 업체 2곳의 생산 물량 일부를 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사들여 국내에 보관한다. 지정학적 위험과 자산 변동성 확대 속에 달러화 중심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려는 조치다.

한국은행이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금 현물 매입을 다시 시작한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잇따르고 투자 자산의 변동성이 커지자, 미 달러화 등 일부 자산에 집중된 외환보유액의 구성을 다변화하려는 조치다. 한은은 3일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생산 금을 매입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매입 대상은 국내 업체 2곳이 생산하는 금 현물의 일부다. 한은은 국내 금 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물량을 사들이고, 확보한 금도 국내에 보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으로, 전량 영란은행에 맡겨져 있다. 한은은 올해 2분기인 4~6월부터 금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하고 있다.
금은 가격 상승기에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지만, 주식·채권·외화 예적금과 달리 이자나 배당이 나오지 않고 보관 비용도 발생한다. 한은은 이런 한계를 고려해 2013년 이후 추가 매입의 이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험이 상시화하고 주요국 중앙은행이 달러화 자산 의존도를 낮추면서 금 보유를 늘리는 흐름이 강해지자 운용 전략을 바꿨다.
금 가격 조정도 매입 재개의 배경이 됐다. 금 선물은 올해 3월 2일 트로이온스당 5311.6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31일 4107.0달러로 마감해 22.7% 하락했다. 지난해 말 한은 외환보유액에서 금의 비중은 3.2%로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위였고, 달러화 자산 비중은 69.5%로 세계 평균 56.8%를 웃돌았다.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 금 보유가 자국 통화 가치 하락 방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온 가운데, 3일 기준 9월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은 64.7%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