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년 만에 금 투자 재개…실물 매입도 추진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ETF 투자를 재개하고 실물 금 보유 확대에 나선다.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 예정 물량을 국제 시세로 매입해 국내 시장 영향을 줄인다. 외환보유액 다변화와 지정학적 위험 대응이 향후 금 보유 전략의 핵심이 된다.

한국은행이 2026년 8월 3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13년 만에 금 투자를 재개했다. 최근 금값 하락으로 매입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하고 달러 자산 의존도를 줄이려는 외환보유액 다변화 조치다. 한은은 ETF 투자에 이어 국내에서 생산된 실물 금의 보유량도 중장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26년 6월 말 외환보유액 4273억6000만달러 가운데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1.1%를 차지한다. 보유량은 104.4t이며 전량 영란은행에 보관돼 있다.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보유량 순위는 39위 수준이다. 한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금 90t을 사들인 뒤 추가 매입을 중단했으며, 금 선물 가격은 2026년 8월 3일 트로이온스당 4049달러까지 내려왔다.
실물 금은 국내 금 생산업체가 해외로 수출할 예정인 물량을 국제 시세로 매입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거래 기반 구축에 협력한다. 기존 국내 유통 물량에 새로운 수요를 더하지 않는 구조여서 국내 금 수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매입 경로를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한은은 2024년 금의 높은 가격 변동성과 낮은 유동성, 가격 고평가 가능성 등을 들어 보유 비중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 중심 자산 구성을 조정하면서 금의 안전자산 역할이 다시 부각됐다. 다만 금은 위기 때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가 쉽지 않은 자산인 만큼, 향후 가격 흐름과 시장 여건이 실제 매입 규모와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