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안보합의 후속 회의 7월 무산…중간선거 앞두고 지연 우려
핵심 요약
한미 안보합의 이행을 위한 2차 실무협의가 7월 중 열릴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두 달째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전쟁과 11월 중간선거 등이 변수로 작용하며 안보 분야 진척이 관세·투자 분야보다 더디다. 외교부는 조속한 후속 협의를 위해 미측에 요청했지만, 의회 협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안보분야 이행을 위한 두 번째 실무협의가 7월 중 워싱턴DC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안보분야 합의이행 발족회의를 연 이후 두 달째 후속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잠 도입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골자로 한 안보합의 이행이 관세·투자 분야에 비해 뚜렷하게 지연되고 있다.
안보분야 합의는 관세협상을 계기로 이뤄졌으며,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수용하고 대규모 대미투자를 약속한 대가로 핵심 안보 이슈를 끌어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가 대법원에서 취소됐음에도 임시관세와 301조 강제노동 관세를 동원해 한국산 제품에 계속 관세를 부과했고, 대미투자는 수많은 협의 끝에 이르면 8월 말 첫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반면 안보분야는 합의 후 약 7개월 만에 첫 실무협의가 시작됐지만, 이후 후속 회의가 열리지 않아 진척이 더디다.
이런 지연 배경에는 미국의 대내외적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중동에서 예기치 않은 전쟁을 이끌고 있고 우크라이나 문제와 11월 중간선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제에 대한 의회 협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상원의원 4명은 지난 1월 한국의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낸 바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을 만나 안보 후속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빨간 불이 켜진 것은 아니다"라며 "다소 늦춰지더라도 당초 목적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핵잠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은 미 의회를 우회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영향력을 유지하는 시기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