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AI 기술동맹 구상…한국 제조역량 주목
핵심 요약
김성한 교수는 AI를 한미 동맹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의 반도체·첨단 제조 역량이 미국의 혁신과 공급망을 보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국 공동 산업 의제와 고위급 대화를 통해 민주적 AI 표준을 이끌 구상도 제시했다.
전 정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한미 관계에서 AI를 동맹 전략의 중심축으로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반도체와 첨단 제조, 디지털 인프라 역량을 토대로 미국의 기술 혁신을 산업 현장에 연결하는 필수적인 중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최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실은 기고문에서 한미 동맹에 ‘AI의 순간’이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AI 경쟁의 성패가 우수한 모델 개발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기술을 경제·군사력을 포함한 국가 역량으로 전환하는 능력에서 갈린다고 봤다. 데이터센터와 배터리, 원자력, 로봇공학, 방위산업에서도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놓고 맞서는 상황에서 미국은 혁신 역량을 갖췄지만 제조업 기반이 상당 부분 축소됐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고 짚었다. AI 혁신을 실질적인 힘으로 바꾸려면 강한 제조 기반과 탄력적인 공급망이 필요하며, 한국이 이런 구조적 약점을 보완할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 협력은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리더십을 재확인하는 기반으로도 제시됐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반도체와 클라우드, 로봇공학, 조선을 포괄하는 공동 산업 의제 수립이 제안됐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한국 대통령실이 공동 의장을 맡는 ‘AI·에너지·반도체 대화’를 가동해 인프라 병목 해소와 AI 투자 조정, 공급망 보호를 논의하는 구상이다. 한미 동맹을 군사·안보의 범위를 넘어 에너지와 첨단기술까지 아우르는 기술동맹으로 확장하고, 개방된 시장과 민주적 책임성,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결합한 AI 표준을 주도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