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만 수출 첫 일본 추월…AI 반도체가 갈랐다
핵심 요약
올해 상반기 한국과 대만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 일본을 넘어섰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한·대만의 높은 반도체 수출 비중이 격차를 만들었다. 한국은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고 설계·생산·후공정을 잇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올해 상반기 한국과 대만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동시에 넘어섰다. 일본의 수출액은 3,844억달러로 집계돼 한국 4,963억달러와 대만 4,166억달러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일본은 10%에 그친 반면 한국과 대만은 50%에 가까웠다.
수출 순위 변화의 중심에는 AI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가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를 흡수하면서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수출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했다. 한국은 상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일본은 제조장비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반도체 비중은 전체 수출의 5%에 머물렀다.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는 결과만으로 경쟁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TSMC의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70%를 넘지만 삼성전자는 10%에 미치지 못한다. 대만은 설계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연결한 생태계를 갖췄고, 한국에서 생산된 고대역폭메모리도 대만에서 AI 반도체로 조립돼 엔비디아에 공급된다. 한국은 여전히 메모리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장 전망에서도 격차가 드러난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5년 뒤 대만보다 1만달러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며, 올해 성장률 전망은 대만이 7%대, 한국이 3%대다. 대만은 반도체와 AI 산업에 세제 혜택, 연구개발 보조금, 전력과 용수를 우선 지원해 왔다. 한국도 메모리 호황 이후에 대비해 세제와 기반시설 지원을 강화하고 첨단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