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셸 스틸 대사 부임, 동맹 강화 기대와 미 우선주의 우려 공존
핵심 요약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30일 부임하며 한·미 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한국계로서 가교 역할 기대와 미국 우선주의·대중·대북 강경 노선에 대한 우려가 교차한다. 쿠팡 문제와 대미 투자 등 현안에서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공식 부임했다. 스틸 대사는 입국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철통같은 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으로 계속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과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1년 6개월 넘게 이어지던 주한 미국 대사 공백을 해소하며, 한국계로서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스틸 대사는 이날 한국어로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 이 자리에 다시 서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첫인사를 전했다. 그는 2분가량 준비한 성명문을 읽은 뒤 기자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스틸 대사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을 거쳐 1975년 미국에 이민했으며, 2011~2014년 성 김 전 대사에 이은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다. 그는 조만간 신임장 사본을 외교부 의전장에 제출한 뒤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스틸 대사 부임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외교당국은 한국계 대사인 그가 한국 내 정서와 분위기를 미국 측에 전달하며 소통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당국자는 “정당과 지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의원일 때와 달리 외교 사절이기에 한·미 동맹에 방점을 두고 가교 역할에 충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스틸 대사가 미 의회·행정부와 한국 정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스틸 대사가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북한에 강경 노선을 고수하면 정부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는 하원의원 시절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초당적 대응을 주장했고, 2021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등 강경 입장을 취해왔다. 특히 한·미 간 이견이 표출된 쿠팡 문제나 대미 투자에서 어떤 견해를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스틸 대사는 지난 5월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이 부분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시민단체 회원 수십 명이 ‘쿠팡 비호 미셸 스틸 나가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임명 반대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