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HGV 시험 뒤 북한 미사일 발사…군비 경쟁 우려
핵심 요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고, 한 발은 900㎞ 이상 비행했다. 한국의 HGV 시험발사 이후 이뤄져 무력시위로 평가됐으며, 극초음속 무기 포함 여부는 분석 중이다. 남북의 첨단 전력 경쟁 우려 속에 국가안보실은 발사를 엄중한 행위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이 12일 오전 9시2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 발이 900㎞ 이상 비행했고 나머지는 그보다 짧게 날았으며, 정확한 기종과 제원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발사를 한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성공에 대한 무력시위이자 미사일 능력 과시로 평가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내륙에서 최소 두 발을 쐈으며, 첫 발은 오전 9시19분쯤 약 220㎞, 두 번째는 오전 9시36분쯤 910㎞ 이상 비행했다고 밝혔다.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섞는 ‘섞어쏘기’는 사거리와 비행 특성이 다른 전력의 복합 운용을 시험하고 한·미 탐지 체계에 부담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사에 KN-23 계열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극초음속 무기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발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관한 한국의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시험발사 성공 뒤 이뤄졌다. 북한은 앞서 3일 원산에서 ‘중거리 전략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비행거리를 1000㎞라고 발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으로 날며 궤적을 바꿀 수 있어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 2021년 한국의 현무-4-4 잠수함 발사 시험 성공 뒤 북한도 같은 해 10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한 전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군비 경쟁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구도를 굳히고, 대화 없이 힘에 의한 평화만 강조하면 힘에 의한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실은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에서 북한의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상황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엄중한 행위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안보실은 발사의 영향을 분석해 필요한 대응을 지시했으며, 9월 이후 네 차례 발사에 ‘도발’ 대신 ‘엄중한 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