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오르간에 나란히 앉는 라트리·이신영 부부
핵심 요약
올리비에 라트리와 이신영 부부가 10월 6일 서울에서 한 대의 오르간으로 이중주를 펼친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은 매년 4~5차례 함께 연주한다. 네 손과 네 발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맞추는 신체적 조화가 무대의 핵심이다.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라트리(64)와 한국인 오르간 연주자 이신영(44) 부부가 10월 6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이중주 무대를 연다. 거대한 악기와 달리 연주용 의자가 좁아 독주에 적합한 오르간 앞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건반과 페달을 네 손과 네 발로 함께 다룬다. 주로 독주자로 활동하는 두 연주자는 매년 4~5차례 이중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연세대를 졸업한 뒤 프랑스로 유학한 이신영은 2003년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입학해 당시 교수였던 라트리의 수업을 들었다. 라트리는 이씨가 자신의 수업에 들어오기 전부터 호감을 품었지만 사제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감정을 감췄고, 8년을 기다린 뒤 마음을 밝혔다. 이씨는 유학 시절 유독 냉정하고 엄격한 지도를 받아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어머니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졸업 후 라트리는 감정을 떨쳐내려 더욱 매정하게 가르쳤다고 털어놨다.
라트리는 23세였던 1985년 노트르담 성당 오르가니스트로 임명돼 약 40년간 자리를 지켰다. 올리비에 메시앙의 오르간 전곡 음반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았고, 2019년 화재를 겪은 성당이 5년 뒤 다시 문을 열 때도 연주를 맡았다. 내년에는 레드 제플린 출신 존 폴 존스의 오르간 협주곡을 초연한다. 2023년 방한 무대에서는 관객 신청을 받아 블랙핑크 지수의 ‘꽃’과 ‘어머님 은혜’를 즉흥 연주했고, 이씨가 통역을 맡았다.
라트리는 지휘자 정명훈과 협연했으며 진은숙의 음악을 좋아해 언젠가 오르간 작품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씨도 베를린 필하모니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파리 오케스트라와 현대음악을 협연했다. 부부의 이중주는 음표뿐 아니라 몸의 동선까지 치밀하게 맞춰야 한다. 특히 ‘봄의 제전’에서는 서로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모든 움직임을 계산해 익히지만 실제 무대의 충돌까지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이씨의 손이 남편의 크고 긴 손 아래 깔려 통증이 오래 남는 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