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지 전세 1주택자, 세금·퇴거 이중 부담
핵심 요약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로 학군지 전세 가구의 보유세와 퇴거 부담이 함께 커졌다. 정부가 제시한 취학 예외는 대상과 인정 기간이 제한돼 초·중등 교육 수요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 입법 의견이 수천 건 접수되자 정부는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의 추가 검토 가능성을 열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내년도 세제 개편안이 서울 주요 학군지의 임차 가구를 흔들고 있다. 중3 아들을 둔 정모(48)씨는 6년 전 교육을 위해 서초구 방배동 자가를 전세로 내놓고 대치동 구축 아파트로 옮겼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방배동 집의 보유세가 내년에 300만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보다 당장의 걱정은 대치동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할 가능성이다. 정씨는 계약갱신요구권이 남아 있고 아들이 진학할 고등학교도 정했지만, 집주인이 들어오면 집을 비워야 한다.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과세 강화로 임대인이 실거주를 택하면 전·월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대치동과 목동 등에는 자녀가 대학에 갈 때까지 전세로 지낸 뒤 원래 거주지로 돌아가는 1주택 가구가 적지 않다. 이주를 준비 중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체 4424가구 가운데 세입자 비율이 70%에 달한다. 낡은 아파트의 불편을 감수하며 대치동에서 전세로 사는 모습을 가리키는 ‘대전살이’라는 말도 생겼다. 수도권에서는 학업 성취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전·월세 거주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취학 목적의 비거주 기간을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할 방침이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만 명시했고, 전학 사유도 학교폭력으로 한정했다. 지난 4일 입법 예고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는 9일까지 약 2500건,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1600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교육과 가족 돌봄 등을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불가피한 사유와 인정 기간을 국민 의견을 반영해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