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대응, 처벌보다 맥락과 초기 기록이 먼저
핵심 요약
학교폭력은 처벌 대상자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관계가 보내는 신호로 살펴야 한다. 판단 과정에서는 의도성·반복성·힘의 불균형과 사건 직후의 객관적인 기록이 중요하다. 관계 회복은 안전 확보와 사실 인정, 사과를 거쳐 피해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문자원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학교폭력을 가해자를 찾아 처벌하는 사건으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관계가 어른들에게 보내는 신호로 바라보고, 사건 직후 감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사실을 차분히 확인하는 초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성급한 화해 강요와 사안을 곧바로 전면적 분쟁으로 확대하는 대응은 모두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때는 행동의 명칭이나 겉으로 드러난 크기보다 의도성·반복성·힘의 불균형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만 제외하거나 별명을 계속 부르고 소지품을 숨기는 행동도 집단적으로 한 학기 동안 이어졌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힘은 체격뿐 아니라 교우 관계, 또래 집단에서의 위치, SNS와 단체 대화방에서의 영향력에서도 형성된다.
문 변호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으며, 학생들과 토론 동아리를 운영하며 사회 문제와 법·제도를 공부한 경험을 계기로 법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 학교폭력·가사·형사 사건을 주로 맡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자문변호사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신간 『이것도 학교폭력인가요?』는 상담 현장에서 피해·행위 학생 부모와 교사에게 반복해서 받은 질문에서 출발했다.
책에는 교사 출신 변호사와 현직 교사, 교육심리학 교수가 참여해 법적 요건과 교실의 지도 가능성, 아동 발달 과정의 신호를 함께 살폈다. 진술이 엇갈릴 때 어른은 아이의 표현을 그대로 기록하고 메시지, 시간·장소, 목격자 진술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는 일은 책임을 면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발을 막기 위한 과정이다. 관계 회복도 안전 확보와 사실 인정,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고 피해 학생이 준비됐을 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